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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희(左承喜),‘중국은 세계의 축소판’

발표일:2009년7월3일  출처:《금교》2008년11월  작자:글/곽배배 사진/허우허량  

    경기개발연구원과 중국의 산둥성 사회과학원이 공동 개최한 ‘산둥성과 경기도 발전 포럼’이 환발해 지역의 경제협력, 산둥과 한국의 문화산업 협력, 한중 해저터널 건설의 가능성 등 3대 의제에 걸쳐 토론을 벌였다. 본지는 포럼이 막을 내린 후,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원장을 인터뷰했다. 올 5월 한국에서 열린 ‘동북아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한•중 해저터널 구상’을 주제로 한 국제 세미나에서 좌승희 원장은 “한중교류의 맹렬한 팽창으로 양국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현실에 기인해 복합운송체계 건설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자: 처음 중국에 온 것은 언제인지? 다시 중국을 찾았을 때 느낀 변화는?
    좌승희: 나와 중국은 얼마쯤 깊은 인연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나의 선조는 좌구명(左邱明. 산둥성 출생. 공자(孔子)와 같은 무렵의 노(魯)나라 사람)이다. 1992년 한중수교 시에 중국 국무원이 ‘거시적계량모델에 관한 연구’라는 회의를 열고 각 국의 경제 전문가를 초청했다. 나는 한국을 대표해 당시 회의에 참석했다. 그것을 기회로 중국 베이징에 처음 방문했다. 가장 깊은 인상을 준 것은 역시 거리의 자전거 물결이었다.
    2000년, 산둥의 지난과 칭다오를 찾은 바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수차 중국을 찾았는데 중국에 천지개벽할 변화가 일었다. ‘세계의 축소판’ 라고 할 만한 중국 사회는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 도로를 쉴 새 없이 오가는 것은 자전거들이 아니라 자동차들이다. 생활수준이 개선되어 사람들 표정이 밝아졌다. 중국의 경제발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이번에 산둥을 찾아 삼공(三孔), 타이산(泰山), 징항(京杭, 베이징~항저우)대운하를 둘러 보았다. 7~8년 전과 비교해 산둥성의 변화도 적지 않다. 도시 곳곳에 현대화의 기운이 엿보이고 거리는 더 말끔해졌으며 경제도 신속히 발전하고 있다. 도시의 외적인 모습이 부단히 상승하고 있는 산둥성의 GDP를 반영하고 있다.

기자: 중한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것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좌승희: FTA라는 것은 체결 양국 간에 화물무역의 관세와 비관세 무역장벽을 낮추거나 혹은 취소하는 경제행위를 통해 양국 간의 무역자유화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공동체(EU), 북미자유무역지구(NAFTA), 중앙아메리카, 남미주, 동북아, 심지어 아프리카에도 자유무역협정이 존재한다. 이들 지역에서 행해지는 왕성한 무역거래와 비교해 동북아 자유무역협정의 진전은 매우 더뎌 보인다.
    최근 동북아 경제가 날로 부각되고 있으며 경제적 상관관계가 갈수록 긴밀해지고 있다. 역내 무역액이 1천 억 달러를 초과하고 있어 상호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 확연하다. 그러나 이 지역의 무역 환경은 유럽과 북미에 비해 낙후돼 있다. 한∙중 양국은 동북아의 주요 국가로 동아시아 역내의 경제협력 진전에 더욱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만 한다.
    현재 대략 100여 개 글로벌기업이 중국에 진입해 있다. 그중 한국의 금융서비스업계도 일정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관광, 문화 등의 양국 교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광활한 중국 땅은 지역마다 매우 많은 제약이 뒤따르고 있어 수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하루빨리 한중 FTA를 체결하는 것은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FTA의 틀 안에 마련된 규정을 따라 기업파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실 한중FTA가 하루빨리 체결될 수 있느냐의 관건은 한국에 있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큰 파란이 일었다. 이것은 한미 FTA 체결 이후 생긴 문제다.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력 반대한 경험은 한국정부가 FTA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따라서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매우 중요한 일이나 결코 쉽지 않은 난항이 예고된다.

기자: 국가급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기 전, 양국의 일부 지역 간 자유무역 실현의 가능성은 있는지, 또 이것은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좌승희: 양국 경제교류가 날로 긴밀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자유무역협정 체결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FTA 협정에 관한 한중 정부 간의 대화는 곧 시작될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상술처럼 난항이 있다. 한중 간 FTA를 체결하기 전에FTA처럼 지방정부 간에 자유무역관계수립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에 이 같은 선례가 있다. 이것은 두 지역이 정책 면에서 상호 수용할 수 있는 우대 조건을 내놓아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산둥성과 경기도가 이것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이것은 나의 희망사항이며 이것의 실현은 많은 노력을 담보로 한다. 만일 지역 간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된다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데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기자: 산둥과 경기도가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는지? 또 어떻게 전면적인 협력으로 확장해 가야 할지?
    좌승희: 산둥성과 경기도 간의 교류는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 지역은 천혜의 지리적 관계에 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산둥성 전체에 한국기업이 1만여 업체에 달하며 그중 칭다오에만 6천여 개 기업이 있다. 한국기업의 대 산둥성 투자액이 200억 달러를 넘어 섰다. 이것은 한국 자본의 대중투자 총액의 57%에 해당하는 액수다. 산둥이 한국 최대의 무역 파트너가 된 것이다.
    이 같은 밀접한 경제교류에 힘입어 산둥의 칭다오가 점차 중국 최대의 한국인 밀집지역이 되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장기적으로 이 곳에 정착하고 있고, 어떤 이는 한국의 가족과 떨어져 양지역 간을 빈번히 왕래하고 있다. 매해 휴가철이면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여행을 오고 심지어 평상시 주말을 빌어 한국인들이 중국을 찾는다. 산둥과 경기도가 그야말로 ‘일일생활권’을 향해 달려 가고 있다. 따라서 관광산업과 기초생활 보장 면에서 양측 간 협력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하겠다.
    수많은 한국기업이 전자통신, 조선, 자동차 부품, 의류∙방직, 기계 등 경∙중공업계에 두루 걸쳐 산둥 내 공장을 세우고 있다. 산둥과 경기도는 이미 서로의 산업기지가 되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방금 전 언급한 ‘일일생활권’도 경제적 격차를 단축하는데 유리하다. 경제협력 면에서 국가 간, 지역 간 각각의 방식이 있게 마련이다.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과 흡사하게 지역 간에도 어떤 차원에서 더욱 융통성 있는 무역의 왕래를 진행할 수 있다. 양측 정부가 이를 위해 어떠한 우대정책을 내놓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투자와 무역이 유리한 조건에 있어야 최대 한도로 양측의 경제교류를 확대해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기자: 2004년부터 ‘산둥성과 경기도 발전 포럼’이 연속 5차례 개최돼 왔다. 그 효과는 어떤가? 산둥과 경기도 간 기타 방면의 협력에 대한 구상은 있는지?
    좌승희: 지난 5차례의 포럼을 통해 우리는 주로 두 지역 간 정보교류, 문화교류, 경제협력 등 방면에서 상호간의 이해의 폭을 넓혀 왔다. 매번 방문단을 조직할 때마다 지방정부의 부탁을 가져왔다. 물론 그들은 실현 가능성 있는 기획안을 제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 지방정부가 이 같은 행사를 통해 교류를 확대해 가고 양 지역의 기업이 상호 이해를 넓혀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기업은 중국 투자 관련 정보를 더욱 많이 얻게 되었고 양 지역 간의 토론을 통해 중국 투자의 방향을 더욱 확실히 잡을 수 있게 된 것이 얻은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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