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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숨결이 담긴 수향을 찾아서

발표일:2009년11월26일  출처:《금교》2009년08월  작자:글/샤오산 사진/허우허량  

    “세 걸음 떼면 두 개의 교량, 멀리 바라보면 열 개의 물줄기(三步两座桥,一望十条港)”라 표현하는 상하이 펑징진(枫泾镇)은 전형적인 강남 수향이다. 물길 따라 이어진 고풍스런 거리에는 푸른 나무가 무성하고 구전(古镇, 옛 소도시를 일컬음)의 거리는 고즈넉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도처에 자란 연꽃은 청아하고 수려하다. 때문에 ‘칭펑징(清风泾)’, ‘펑시(枫溪)’라고도 불리며, ‘푸룽진(芙蓉镇)’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펑징진은 송(宋)대에 처음 도시를 이뤘고 원(元)대에 진을 형성했으므로 이미 천 오백여 년의 역사를 지닌 문명의 고장이라 하겠다. 지리적으로는 옛 오(吴)와 월(越)에 걸쳐 있다. 유구한 역사와 농후한 문화적 숨결이 베어있는 이곳은 규모가 클 뿐더러 보존도 잘 되어 있는 수향 구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펑징 구전의 대부분 인가는 물길을 따라 지어져 있다. 물길 위에 배들이 오고가니 물건 구입도 편리하다. 진 내 물길이 종횡으로 뻗어 있어 교량도 많다. 청(清) 말까지 진 전체에는 52개의 교량이 있었는데 지금은 10여 개가 남아있다. 이중 가장 오래된 것은 난다제(南大街) 근방의 즈허챠오(致和桥)로 원(元)대에 세워진 것이다. 고풍스럽고 굳건해 보이는 교량은 돌로 된 몸체의 갈라진 틈새로 푸른 이끼가 자라나고 양쪽 교각 어귀에는 돌계단이 놓인 배다리가 자리한다. 다리 위에서 바라다보면 양안에 무성한 푸른 잎, 옛 가옥과 배가 닿는 부두가 보이며 앞으로는 무지개다리가 반듯이 누워있고 뒤로는 석교가 가로 걸쳐있다. 곳곳의 작은 교량 밑으로 흐르는 물이 인가마다 다다른다.
    진 정부 맞은 편 시자허(西栅河)를 따라 600m에 달하는 고건축인 대저택이 있는데 건축면적이 1.2만㎡에 달한다. 구시타이(古戏台, 극을 공연하는 옛 무대)에서 서쪽으로 허핑제(和平街) 92호에 자리한 옛 다칭(大清)우체국이 있던 자리에 있다. 회색 벽 검정 기와가 튼튼하게 놓여진 구조로 양측의 문틀은 모두 돌기둥을 사용했고 입구에서 건물로 이어진 높이 솟은 통로의 위쪽에는 ‘여우덴쥐(邮电局, 우체국)’라는 글자가 시선을 끈다. 이것은 상하이에 현존하는 몇 안 되는 다칭우체국 유적에 속한다. 네 기둥을 세워 나뉜 세 칸의 ‘펑징(枫泾)’ 스파이러우(石牌楼)를 지난 후, 옛 모습 그대로의 마을을 둘러싼 스허(市河)와 펀차샤오허(分叉小河)를 따라 ‘둥자(东栅)’ 돌패방으로 걸어 들어가면, 푸른 돌판을 밟으며 물길과 함께 이어진 옛 거리를 거닐 수 있다. 다시 여러 석교를 넘어가면 이어지는 고대 건축들이 5리는 족히 되는 물가 거리를 따라 펼쳐진다. 매일 새벽이면 물가 다리 어귀에 자리한 찻집에서는 향기로운 차향이 풍겨온다. 주변 촌의 어선들이 물가를 가로질러 세워진 누대와 돌로 만든 부둣가를 지나 물에 인접한 기다란 랑펑(廊棚, 지붕으로 된 통로) 앞에 마치 어시장을 이루듯 모여든다. 
    돌로 만든 패루(牌楼)를 지나 셩찬제(生产街)로 들어서면 물을 따라 구불구불 길게 이어진 검정색 랑펑이 보인다. 조그만 흑색 기와로 천정을 쌓고 작은 흑색 벽돌로 땅을 덮었다. 붉은 덩룽(灯笼)들이 통로 처마 아래 높이 걸려 있는데 이 분위기가 소위 구샹퉁여우(古巷通幽, 깊숙하게 뻗어 있는 옛 거리)다. 명청(明清) 시기 이 길을 따라 쌀집이 줄을 이었다. 당시 가가호호 대문 앞에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랑펑이 있었는데 근대에 이르러 대부분 폐기되었다. 평소 젊은이들이 일터로 나가면 나이든 아낙들은 랑펑 아래 물기슭에 앉아 물고기를 손질하거나 쌀과 채소를 씻고 빨래를 한다.
    길거리의 옛 가옥들은 비록 크지는 않지만 통로가 좁고 긴 것을 보면 정원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물길을 따라 이어진 펑징의 거리는 한 편은 물을 등지고 한 편은 물과 면해있다. 새로 지은 구시타이(古戏台)의 높이 솟은 비첨에서는 예스러움이 듬뿍 묻어난다. 무대 맞은 편에는 물가 가까이 옛 가옥들이 줄지어 있다. 이들은 천서차관(晨社茶馆, 다방 이름)으로 여행객들은 창가의 자리를 택해 앉아 잠시 쉬면서 차를 음미하며 극을 감상할 수 있다. 혹은 창가에서 풍경을 감상하며 유유자적해도 즐겁지 않겠는가! 과거 물가의 랑샹 아래에 미인들이 물을 격하고 공연을 지켜보았다고 전한다.
    12간지 조각석을 밟고 지나 긴 통로의 동쪽 머리에 있는 청황먀오챠오(城隍庙桥) 어귀에 눈에 잘 띄는 서양식 붉은 건물이 보이는데 이것은 옛 둥취훠정후이(东区火政会)의 모습이다. 상하이에는 유일하게 보존된 근대 소방기구의 모습으로 문 앞의 물 가운데는 붉은 색 소방선박이 정박해 있다. 이것은 상하이에 남은 최후의 수상 소방선박이다. 허핑제(和平街)에 있는 옛 가옥(방)관리소의 뜰에는 ‘산바이웬(三百园)’을 새로 짓고 있다. 돌을 쌓아 문을 만든 산진다웬(三进大院, 세 번 진입해 들어가는 구조로 한번 진입할 때마다 집채가 있는 구조) 구조로 세 개의 소장물 전시관이 백 가지 민속용품을 선보인다 해서 ‘산바이웬’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현재 바이란관(百篮馆)이 완공돼 정식 개방되었다. 
    바이란관 안에는 강남수향 농가의 각종 바구니가 소장돼 있다. 약 백 종의 각종 용도와 모습을 가진 바구니들은 역대 백성들의 실생활에 바구니가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되었는지를 잘 반영한다. 신생아가 자는 요람, 독서 시에 드는 책바구니, 집안에 두는 장식용 바구니 및 일상생활에 쓰이는 밥이나 채소를 담는 바구니, 제례에 향을 꽂는 향바구니, 생일축하에 쓰이는 바구니, 여인들이 쓰는 반짓고리용 바구니, 음식을 찔 때 쓰는 찜바구니, 재떨이용 바구니 등등 종류도 다양하다. 펑징의 모습을 반영하는 민요의 가사 중 “물 많고 다리 많고 골목도 많지만, 가장 많은 것은 우리집 바구니네”에서 바구니가 강남 서민의 생활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
    그중 너비 3.8m, 높이 2.8m에 달하는 대형 바구니는 33개의 죽순대를 사용해 만들었는데 속껍질을 제외한 오로지 겉껍질만을 사용해 만들었고 100명의 공인이 동원돼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이것보다 더욱 큰 웬바오란(元宝篮)은 없다. 중국화가 청파(程发)는 이것을 ‘천하에 제일 가는 바구니(天下第一篮)’라고 이름 지었다. 이 바구니 안에는 머리를 들고 꼬리를 위로 치켜든 금색 잉어가 담겨 있다. 민간에서는 잉어를 길조와 녠녠여우위(年年有余(鱼), 해마다 넉넉함)를 뜻하는 동물로 여겨 모두가 먹고 살만한 넉넉한 생활을 보내기를 기원하는 의탁물로 삼았다. 만일 1위안을 잉어의 입 속으로 던져 넣는다면 행복의 물이 뿜어져 나오게 된다.
    베이다제(北大街)는 옛 저잣거리의 풍모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대로다. 스제팡(石街坊)을 지나 평탄한 나무판 길을 걸으며 멀리 바라보면 좁디좁은 거리 양측에 2층 가옥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속을 헤치며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가늘고 길게 늘어진 한 줄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이며, 가옥마다 나무로 만든 창틀은 원목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을 것이다. 거리와 면한 쪽 가옥의 모습은 모두가 평면 구조라 각각 건축물의 특색이나 규모를 알 수 없다. 뒷문의 스허(市河) 쪽에서 바라보면 집들이 수면으로 진출해 있고 처마와 지붕은 기와로 겹겹 층을 이루고 누대(베란다)가 높이 솟아있는 수향 민가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크고 작은 강남 유람 나룻배들이 그 사이를 때때로 지나가면 사람이 경치 속에 하나가 되고 석양 빛으로 물들어 오면 동방의 베니스가 따로 없다.
    문화의 발달과 경제의 번영으로 펑징은 강남에서는 흔치 않게 도교, 불교, 천주교, 기독교가 함께 공존하는 구전이다. 일찍이 남조(南朝)의 량천감(梁天监) 원년(502년)에 펑징 남책(南栅)에는 도원이 세워졌다. 명청 시대에는 불교가 성행해 전국 가(街), 항(巷, 거리), 리(里, 골목), 방(坊, 골목)마다 절이 있었다. 펑징진 전체에는 3 곳의 불당이 있었다. 청(清)말 천주교와 기독교도 이곳에 전래되었다. 싱줴찬쓰(性觉禅寺), 스왕먀오(施王庙), 위자츠탕(郁家祠堂)등을 찾아보면 펑징진이 고대에 남북 분리 통치되었다는 것, 반은 오에 반은 월에 속했다는 역사적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펑징은 중국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진산(金山)농민화의 발원지로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펑징인들은 생활에 열성적이어서 현지의 남색날염지, 가구 조각, 부뚜막 벽화, 꽃등, 전지, 수놓기, 편직 등의 민간예술의 역사가 유구하다. 농후한 민간예술은 진산 농민화가 꽃을 피우게 했다. 펑징 농민화가가 위주가 된 진산농민의 창작품은 향토성이 농후하고 독특한 예술 풍격의 ‘진산농민화’로 탄생해 국내외에 널리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진산농민화는 세계적인 진귀한 예술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8년 4월 28일 지린(吉林) 둥펑(东丰), 텐진(天津) 양류칭(杨柳青), 충칭(重庆) 치장(綦江), 칭하이(青海) 황중(湟中), 상하이 진산 등 10대 ‘중국 현대 민간회화의 고향’으로부터 온 우수한 농민화가들이 화가촌으로 입주했다. ‘중국농민화가촌’이란 이름이 이렇게 생겨났다.
    베이다제의 딩충(丁聪) 만화진열관은 2층 중서양식 건축물 내에 있다. 건물 앞에는 오래된 은행나무 한 그루와 파초가 있다. 관 내에는 딩충의 일생과 일 백여 폭의 만화가 진열돼 있다. 유머가 묻어나는 작품은 사람들의 시선을 오래도록 잡아 끈다. 난다제(南大街) 셩탕눙(圣堂弄)에는 청대 장원(状元) 채이대(蔡以台)가 독서하던 누각이 있는데 이 누각 안에 진산농민화 전시실이 있다. 매우 청아한 분위기의 전시실과는 달리 모든 그림에서는 농후한 향토적 정취가 풍겨난다.

여행 Tip
    펑징 구전은 상하이 서남부, 진산구 서북 근교에 자리한다. 상하이시와는 57㎞ 떨어져 있다. 펑징에는 후항(沪杭)철도, 후항고속도로, 320국도, 주펑(朱枫)공로가 지난다. 교통이 매우 발달해 왕복에 불편함이 없다.
철도: 상하이역-항저우(펑징역에서 내려)
도로: 상하이 진장러웬(锦江乐园)-펑징(직행)
항저우 및 주변 남쪽 도시에서 펑징까지 닿는 장거리여객버스가 매일 수십 차례 운행한다.
후항융(沪杭甬, 상하이-항저우-닝보)고속도로: 상하이 및 항저우 이남 방향의 차량은 모두 펑징역을 경유한다.
펑징구전은 전형적인 강남 어미지향(鱼米之乡)으로 불리며 요식업이 발달했다. 중국요리점 ‘우누우오리(唔呶喔哩, 현지 방언으로 ‘우리 집에’라는 뜻)’는 구전 중심 셩찬제(生产街) 65호에 자리하며 이곳의 요리들은 현지의 특색이 농후하다. 훙사오더우푸간(红烧豆腐干), 퉁쯔지(童子鸡), 훙사오러우(红烧肉)는 이곳의 대표적 요리에 속한다. 펑징에는 이밖에 3성급 호텔 1개, 100~300인 손님 수용이 가능한 요리점 10여 개가 있다.
펑징의 특산물: 펑징쓰바오(枫泾四宝)라 불리는 딩티(丁蹄), 황쥬(黄酒), 텐샹더우푸간(天香豆腐干), 좡웬가오(状元糕)가 있다.
구전 개방 시간: 8:00~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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